미국 병원 시스템은 한국과 많이 달라서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 무척이나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. 특히 예약 방식, 진료 방법, 병원비 개념(코페이, 디덕터블 등), 그리고 방문 후 나중에 날아오는 청구서까지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. 특히 보험이 있다 하더라도 병원 예약, 진료 방식, 비용 청구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. 미국에서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소아과, 이비인후과 등은 Clinic이라고 하며, 대학병원을 Hospital이라고 합니다. 이 글에서는 감기 등 가벼운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할 때의 절차와 유의할 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.
1. 내 주변 병원 알아두기
1) 보험사 웹사이트 - 내가 가입한 보험사 웹사이트에서 내 거주지의 우편번호(Zipcode)로 주변 병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. 그리고 내가 가입한 보험회사가 지원을 해주는 병원(in-network)인지 아닌지를 확인합니다.
2) 구글 맵 -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입니다. “urgent care near me” 또는 “walk-in clinic near me”을
※ 아래의 진료과목을 알고 있으면 더 정확하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.
소아과(Pediatrics): 18세 이하 어린이 전문 병원
정형외과(Orthopedics): 뼈나 근육 관련 질환 진료
내과(Internal Medicine): 성인 일반 질환(감기, 위장 문제 등)
안과(Ophthalmology): 눈 질환 및 시력 검사
감기나 독감 같은 가벼운 질환이라면 일반적으로 Urgent Care(급성 질환 진료소)를 방문하는 것이 빠릅니다.
2. 미국 병원 방문 하기 - Walk-in vs 예약
미국 병원은 보통은 예약(appointment)을 해야 하지만, 병원이나 경우에 따라 바로 진료 볼 수 있는(walk-in) 방식도 가능합니다.
- 예약(Appointment) : 대학병원은 물론,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병원(Clinic) 은 대부분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. 병원 웹사이트나 전화로 예약하며, 당일 예약이 어려운 상황도 많습니다. 그래서 감기처럼 가벼운 질환이라면 urgent care나 walk-in clinic이 더 빠를 수 있습니다.
- 워크인(Walk-in) : 예약 없이 방문하는 방식으로, urgent care나 일부 병원(Clinic)에서 가능합니다. 다만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며, 선착순으로 진료를 받습니다. 심한 감기, 고열, 독감 같은 급성 질환일 경우 이용하면 편리합니다.
- 일반 병원(primary care)에서는 같은 의사에게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고 싶다면 예약을 잡고 방문하는 것이 좋고, 급한 경우는 urgent care를 활용하는 것이 빠른 진료를 받는 방법입니다.
3. 미국 병원의 독특한 진료 시스템
- 미국 병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, 한국과는 다른 진료 방식에 굉장히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. 한국에서는 환자가 의사가 있는 진료실로 들어가서 진료를 받지만, 미국에서는 환자가 먼저 진료실에 들어가고, 의사가 환자를 찾아오는 시스템입니다.
- 진료 전에는 간호사(nurse)가 먼저 혈압, 체온, 기본 문진을 진행합니다.
- 이후 의사가 들어와 진료하며, 통역이 필요한 경우 요청할 수 있습니다.
- 진료 후, 필요하면 처방전을 요청할 수 있으나 한국처럼 일반적으로 처방전을 주지는 않습니다. 병원에서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산으로 보내기 때문에 굳이 필요하진 않습니다.
- 진료 후 병원비를 결제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. 보험 처리가 되면 이후 청구서가 따로 우편으로 날아오는데, 두세 달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.
이 시스템은 처음에는 낯설지만, 기다리는 동안 환자가 편하게 있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.
4. 미국 병원비 개념 – 코페이(Co-pay), 디덕터블(Deductible), 아웃오브포켓 (Out-of-pocket)
미국은 병원비 외에 다른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, 그것들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.
1) 코페이(Co-pay)란?
진료나 처방약을 받을 때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일정 금액입니다. 예를 들어, 보험이 있어도 병원마다 $20~$50 정도를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. 코페이 금액은 보험 플랜마다 다르며, 응급실(ER), 전문의 방문 시 더 비쌀 수 있음
실례로, 개인적으로 urgent care 방문했을 때, $60의 코페이를 냈던 반면, 소아과를 방문했을 때에는 $25의 코페이를 냈었습니다. 이는 병원비와 별도입니다. 반면, 보험을 B사로 옮긴 후에는 보험 플랜이 달라져셔 코페이를 내지 않았었습니다.
2) 디덕터블(Deductible)이란?
일정 금액(예: $1000) 이상 의료비를 지출해야 보험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시스템입니다. 예를 들어, 디덕터블이 $1,000이면 그 금액까지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고, 이후부터 보험 혜택이 적용되는 것입니다. 우리나라 보험으로 따지면, 자기 부담금 정도로 이해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.
3) 아웃 오브 포켓(Out-of-pocket maximum)
연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최대 금액으로 이 금액을 넘으면 보험사가 100% 부담합니다.
이런 개념을 모르고 병원을 이용하면 청구서가 예상보다 많이 나올 수 있으므로, 보험 플랜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.
5. 나중에 날아오는 진료비 청구서에 대응하는 법
미국 병원에서는 진료 후 즉시 병원비를 계산하지 않고 한참 후에 청구서(bill)가 집으로 날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. 청구서가 오면 이렇게 대응합니다.
1) 보험이 적용되었는지 확인 - 청구서에 보험 공제 후 금액이 맞게 적용되었는지 보험사 웹사이트에서 EOB(Explanation of Benefits, 보험 처리 내역)를 비교합니다.
2) 과다 청구인지 확인 - 병원 측 실수로 과도한 금액이 청구될 수도 있습니다. 이럴 경우, 병원이나 보험사에 문의하여 조정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.
3) 분할 납부 요청 가능 - 금액이 크다면 병원 측에 installment plan(할부 지급)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.
6. 타주에서 병원 방문 시 할증 요금 발생 가능
만약 여행 중 다른 주(state)에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면,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.
1) 타주 병원, 할증 요금 발생 가능 - 보험 네트워크(in-network, out-of-network) 확인하여 보험 적용 대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. 네트워크 밖(out-of-network) 병원을 이용하면 비용이 더 비쌀 수 있습니다.
2) 응급실(ER) 이용 시 추가 요금 발생 가능 - 긴급한 경우 응급실(ER)을 가야 할 수도 있지만, 비용이 수백~수천 달러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. 가능하면 urgent care를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입니다.
미국에서 감기에 걸려 병원을 가는 일은 한국보다 복잡할 수 있지만, 위의 정보를 미리 숙지하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. 보험 플랜을 확인하고, 예약과 워크인 차이를 이해하며, 진료 후 청구서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
미국의 병원 시스템은 처음엔 낯설지만, 익숙해지면 비교적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. 감기 걸렸을 때 당황하지 말고 위의 방법을 참고해 보세요.